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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책] 나는 작가입니다, 밥벌이는 따로 하지만

by 솜사탕입니다 2021. 1. 28.

도망치기 위해 독서습관을 가졌다는 그

그는 글을 쓰는 사람이었고, 글을 씀으로 숨을 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책을 좋아하지 않았고 책을 읽는다고 하면 로맨스 소설만 읽었던 내가 (지금도 다르지 않지만) 책을 좋아하고 도서관에 가는 것, 서점에 가는 것, 책 선물을 받는 것,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단 하나, 유독 마음이 힘들었던 적이 있다. 지금도 종종 마음이 힘들 때가 있지만 그때 난 누군가에게 나의 마음을 이야기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아픔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너무 쉽게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아무 생각 없이 책이라도 읽을까? 티브이 하루 종일 보는 것도 지겹고 책이나 보자 그래! 집에 책을 가득 채우면 멋있어 보일 거야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 없이 읽었던 책이었는데 난 울고 있었고, 책을 안고 있었다. 책에게 나의 아픔을 알아줘서 고맙다고...., 내가 외롭지 않게 해 줘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밥벌이를 하기 위해 참 많은 일을했다. 나 또한 밥벌이를 위해 회사에 다녔는데 그곳에선 그가 겪은 많은 일을 난 한 곳에서 모든 걸 겪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또한 살기 위해 밥벌이를 멈출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살기 위해 감정을 보여주기보다는 삭히고 있었고, 사람을 대하는 요령을 얻을 수 있었다. 

 

"고통이 고통스러운게 아니라 누군가 고통을 알아주길 바라기에 고통스러운 거라고."(책 속)

 

나의 아픔을 몰라주는 사람들이 싫었다.

나의 아픔을 남 몰라하는 사람들이 싫었고

나의 아픔을.... 너무 쉽게 아무렇지 않은 걸로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책 속 글귀처럼 나의 아픔을 알아주지 않아 내가 더 고통스러웠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어떤 쪽이든 특별할 것도 비루한 것도 없고 더 의미 있을 것도 무의미할 것도 없다."(책 속)

 

밥벌이를 위해 많은 경험을 한 그, 그는 알고 있었다. 특별한 것도, 비루한 것도 없다는 것 그것을 구분하는 행동이 무의미 하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인생에 주어진 시간 대부분은 성취가 아니라 견디는 데 쓰게 된다는 걸."(책 속) 모든 걸 말해주고 있다.

 

그의 경험이 그를 견디게 해주고 있다는 걸, 나의 아픔이 나의 시간들이 내가 견딜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가볍지 않았다.

책 속에 나오는 이야기가 어쩌면 꾸밈 1도 없는 현실의 모습이라는 생각에 아니 현실의 모습이기에 하루하루 많은 사람들이 꿈을 위해 오늘 하루를 견디기 위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읽는 동안 마음이 무거웠다. 

 

요즘 직업이 한 개인 사람은 없다.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공무원, 교사, 의사, 약사, 등등 많은 사람들이 또 다른 직업을 꿈꾸며 너도나도 유튜브를 하거나 밥벌이는 따로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것도 하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안정적인 직업이 없어 밥벌이를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모든 하는 청춘들에겐 배부른 소리일 뿐이다. 

 

나도 궁금했다.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어 하는 걸까?

퇴사를 희망하고

퇴사를 하고 월급이라는 밥벌이를 그만두고 진흙탕 같은 세상 속으로 달려가려고 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나는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 (책 속)

 

이라는 비겁한 이유가 나에게도 있었다.

내가 몸담고 있는 곳엔 난 정말 잡일이란 잡일은 다 한다. 

같이 책상에 앉아 민원전화받고, 일하지만 파쇄기에 종이가 꽉 찼을 때, 복사용지가 떨어졌을 때, 프린트 잉크나, 복사잉크가 떨어졌을때, 커피 자판기 청소, 커피 자판기 커피 리필, 동전교환 등등 이게 나의 주 업무가 되어 버린 듯한 나의 일상에 지쳤던 건 아닌지 이건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가 할 수 있는 일인데 어쩌면 나도 마음속으로 '나는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마음가짐을 가졌던 건 아닌지 궁금했지만 반은 맞고 반은 맞지 않았다.  반은 맞지 않다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걸까?  어쩌면 반은 맞지 않다고 부정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마음속 깊은 곳에 '나는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가 뭐라든 오직 나 자신의 판단만을 믿고 가야 하나 하지만 나는 글을 끼적인 노트를 모아 쌓아 두는 게 아니라 남들에게 '읽히는'글을 쓰고 싶다. 글을 쓰고 있는 것은 결코 일방적인 일이 아닌데, 누가 뭐라든 난 쓰고 싶은 대로 쓰겠다는 건 귀를 틀어막고 혼자 떠드는 걸 대화라고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른다"(책 속)

 

단순하게 글 쓰는 게 좋고, 글을 쓰고 싶었던 적이 있다.

나의 글을 많은 사람들이 읽지는 않아도 글 쓰게 좋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건 일기를 쓰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지금 난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 

 

"굳이 남과 나의 처지를 비교하며 조급할 필요도, 혹은 안심할 것도 없다. 삶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운동 경기가 아니다."(책 속)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면서 욕심이 나고 조바심이 났다.

다른 사람의 삶을 부러워하고 그들과 날 비교하며 조급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내가 있는지, 나에게 관심조차 없는데 나 혼자... 비교하고 조급해하고 있었다. 

 

"난 주인공이 아니다.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난 그저 내 삶의 주인공이기만 하면 되니까."(책 속)

 

나의 드라마 속 주인공이 나임에도 지나가는 행인 1, 행인 2, 주변 인물에 신경을 쓰고 있었으니 그 드라마는 재미있을 리가 없었다. 막장드라라였다면 그라나 흥행이라고 했을 텐데... 이건 막장드라마도 아녔으니... 망한거였다.

 

 

"물론 일부러 후회할 일을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할 것도 아니다.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어제보다 조금이나마 나은 사람이 되고 있다면 부끄러움과 후회는 남을 수밖에 없으니까 좀 더 거장 하게 말한다면, 인생은 원래 쪽팔린 것이니까."(책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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